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영화관의 전쟁’이 시작됐다
멀티플렉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이 전격적인 합병 MOU를 체결했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이 두 멀티플렉스 브랜드가 하나로 뭉친다는 소식에 영화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양사는 신규 투자 유치, 기업결합 심사 등의 절차를 빠르게 밟을 계획이며, 단순한 전략적 제휴가 아닌 공동 경영의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CGV를 추월하는 괴물 합작 법인 탄생?
만약 이번 합병이 성사된다면, CGV를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의 극장 브랜드가 탄생한다. CGV의 전국 스크린 수는 1346개인 반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산 스크린 수는 1682개에 달한다. 숫자만 봐도 압도적인 규모다. 단순한 숫자의 우위가 아닌, 전국적인 입지 확보와 브랜드 충성도를 포함한 ‘시장 장악력’까지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 할 수 있다.
왜 지금 합병인가?
이번 합병은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 산업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줄어든 관객 수, 늘어난 제작비, 그리고 무엇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급성장은 극장의 존재 이유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 이대로라면 극장 산업은 붕괴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위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생존을 위한 선택을 했다.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고, 콘텐츠 투자 및 상영 전략에서도 CGV와 대등한 구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CGV vs. 신흥 연합체… 판이 뒤집힌다
지금까지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3강 체제’였다. 각자가 나름의 관객층을 형성하고 지역적 거점을 확보하면서 균형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실현되면 2강 체제, 즉 CGV와 ‘롯데+메가박스’ 연합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넘어, 영화 상영권 확보, OTT와의 제휴 전략, 콘텐츠 제작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판도를 바꾸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극장을 중심으로 한 신유통 생태계의 주도권이 누구 손에 쥐어질지에 따라, 영화산업 전반의 구조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남은 변수는 ‘기업결합 심사’
물론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라는 큰 산이 남아 있다. 지역 독점 구조의 우려, 상영 영화의 다양성 침해, 소비자 선택권 축소 등 여러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이를 의식한 듯, 콘텐츠 다양성 확보와 소비자 혜택 확대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윈-윈 시너지’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 한 줄 요약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은 ‘멀티플렉스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제 CGV 독주의 시대는 끝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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