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임상춘 작가 10년째 정체를 숨기고 글을 썼다고?
폭싹 속았수다 작가, 모든 정보가 비공개인 임상춘은 누구일까?
한 편의 드라마가 끝났을 뿐인데, 마치 누군가와 긴 여행을 마친 듯한 허전함이 남는다.
바로 〈폭싹 속았수다〉 이야기다.
모든 부모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정수를 꾹꾹 눌러 담은 이 작품은 종영 후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오래도록 붙잡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얼굴도 이름도 공개되지 않은 단 한 사람, 임상춘 작가가 있다.
‘임상춘’이라는 이름, 그러나 모든 것이 베일 속에
임상춘 작가는 철저히 얼굴 없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본명, 나이, 출생지, 학력 등 일반적으로 알려지는 작가 프로필 정보가 단 하나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가가 작품보다 앞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처럼, 그는 단 한 번도 작품 앞에 나선 적이 없다.
소속사인 팬엔터테인먼트조차 임 작가의 개인정보에 대해 ‘함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가 대본을 주고받는 배우들과도 문자 메시지로만 소통한다는 사실은 업계에서도 익히 알려진 일화다.
이처럼 익명성과 철저한 거리두기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상(想)’과 ‘춘(賰)’, 임상춘이라는 필명에 담긴 의미
이름 속에는 메시지가 있다.
‘임상춘’이라는 필명은 생각할 ‘상(想)’과 넉넉할 ‘춘(賰)’을 조합한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넉넉하게 채우는 것,
바로 작가 임상춘의 드라마가 가진 정서이기도 하다.
인물 중심, 감정 중심의 이야기꾼
임상춘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사람 냄새가 난다.
데뷔작 〈내 인생의 혹〉부터
- 〈백희가 돌아왔다〉
- 〈쌈, 마이웨이〉
- 〈동백꽃 필 무렵〉
- 그리고 〈폭싹 속았수다〉까지
그는 ‘화려한 사건’보다 소소한 일상 속의 큰 감정을 포착해냈다.
특히 〈동백꽃 필 무렵〉은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그의 작가적 감각을 입증받았다.
이번 〈폭싹 속았수다〉 역시 제주도 방언으로 풀어낸 ‘눈물의 유산’이라 불릴 만큼, 진한 울림을 남겼다.
종영 후 전한 손편지 한 장
〈폭싹 속았수다〉 마지막 촬영이 끝난 날, 임상춘 작가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손편지를 전했다.
편지엔 이런 문장이 담겨 있었다.
“진짜 부모의 마음처럼, 마음 하나, 계절 하나, 세상 하나를 한 마음으로 만들어내시는 걸 보며 얼마나 든든하고 울컥했는지...”
글을 읽은 이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건 드라마를 만들던 사람이 아니라, 같이 그 삶을 살아낸 사람의 고백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누구일까?
익명 뒤에 숨은 그 이름,
우리는 지금도 궁금하다.
어떤 계절을 살아온 사람일까?
누구의 딸이었고, 누구의 이웃이었을까?
그러나 분명한 건 하나다.
임상춘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꾼이었고, 우리의 마음을 대신 써준 작가였다.
다음 작품에서도 그 따뜻한 문장들이
우리 삶을 다시 한번 안아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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