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 인간은 정말 금을 만들 수 있을까?
연금술은 사기일까, 혹은 과학의 전조였을까?”
한때 왕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연금술.
납을 금으로 바꾸는 마법 같은 과학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1. 금을 만드는 건 가능할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
이론적으로 금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방식은 아니다.
연금술이 실패한 이유는 화학반응만으로는 금을 만들 수 없기 때문.
금은 ‘원소’이고, 원소는 양성자 수로 정체가 결정된다.
즉, 양성자 수를 바꾸지 않는 한 금은 탄생하지 않는다.
이건 더 이상 화학이 아니라 물리학, 그중에서도 핵물리학의 영역이다.
2. 진짜 금을 만든 실험도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수은 원자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극히 소량의 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 원자로나 가속기를 돌려야 하고
-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며
- 만든 금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적다
한 마디로 말해,
경제적으로 전혀 실현 불가능하다.
3. 백금을 금으로 만들면 안 되나?
아쉽게도 백금(원자번호 78)에서 양성자 하나만 추가하면 금(79)이 되긴 하지만,
백금이 금보다 비싸다.
비싼 걸 써서 싼 걸 만드는 꼴이 되는 셈.
4. 우주는 지금도 연금술 중이다
놀라운 사실은,
우주는 실제로 금을 만들고 있다는 것.
별 내부에서는 핵융합이 일어나며 헬륨에서 철까지 무거운 원소가 생성된다.
하지만 금이나 은 같은 원소는
초신성 폭발이나 중성자별 충돌 같은
격렬한 우주적 사건에서만 만들어진다.
이때 ‘r-과정’이라 불리는 중성자 포획 반응이 일어나
무거운 원소들이 탄생한다.
즉, 우리가 쓰는 금은
수십억 년 전 우주의 폭발이 만든 것이다.
5. 다이아몬드는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다이아몬드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단순한 탄소 덩어리이기 때문에
높은 압력과 고온만 있으면 인조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수 있다.
심지어 외형, 경도, 성질 면에서
천연과 인조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천연 다이아몬드를 더 비싸게 사고 판다.
그 이유는?
희소성, 신화, 그리고 감정.
연금술, 실패가 아니라 방향 전환이다
금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의미가 없다.
다이아몬드는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연금술은 과학이 되지 못했지만,
그 본질은 여전히 살아 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인간의 집착’.
우리는 여전히 연금술을 하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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